“돈 있어도 약 못 산다”…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
[글로벌 머니 X파일]이 보여주는 현대 의약품 시장의 취약성이 점점 더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의약품 원료의 40%를 중국이, 제네릭 의약품의 20%를 인도가 생산하는 ‘중국-인도 카르텔’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그 위험성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의 핵심 시사점
- 중국은 항생제, 해열제 등 필수 의약품 원료의 70~80%를 생산하며, 일부 품목은 90% 이상을 차지해 글로벌 의약품 안보에 심각한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 ‘세계의 약국’으로 불리는 인도는 연간 33조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하고 미국 제네릭 의약품의 40%를 공급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원료의약품은 중국에 크게 의존합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은 중국-인도-세계로 이어지는 다단계 공급망의 취약성을 극명하게 드러냈으며, 한 국가의 생산 중단이 전 세계 의약품 공급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 미국과 EU 등 선진국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지만, 생산량은 5% 미만 증가에 그쳤고, 중국·인도 대비 20~30% 높은 생산비용이 주요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 의약품 안보가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으나, 현재 추세로는 미국이 의약품 원료 자급률 50%를 달성하는 데 최소 15년 이상 소요될 전망입니다.
![“돈 있어도 약 못 산다”…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글로벌 머니 X파일]](https://kii.kr/wp-content/uploads/2025/09/돈-있어도-약-못-산다…중국과-인도가-장악한-글로벌-공급망글로벌-머니-X파일89.webp)
의약품 생산 40%와 제네릭 20%,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중국-인도 카르텔’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겉으로 보이는 다양성과 달리 실질적으로 두 나라의 지배력 아래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형성한 제약 산업 공급망은 전 세계 의약품 안보에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의존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으며, 각국 정부와 제약 업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의약품 원료 시장의 중국 패권
전 세계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료의약품(API) 시장에서 중국은 약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항생제와 같은 기초 의약품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의 70~80%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입니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대규모 생산 시설, 정부의 전략적 지원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통해 제약 산업을 핵심 육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습니다.
중국 내 환경 규제 강화나 생산 시설 폐쇄가 발생할 경우,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6년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일부 API 생산 시설이 폐쇄되었을 때, 글로벌 시장에서 관련 약품 가격이 급등한 사례가 있습니다.
인도의 제네릭 의약품 영향력
인도는 글로벌 제네릭 의약품 시장의 약 20%를 차지하는 거대 생산국입니다. ‘세계의 약국’이라 불리는 인도는 다음과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성장했습니다:
- 비용 효율적인 제조 역량과 숙련된 인력 보유
- 영어 사용국가로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유리한 환경
- 제약 분야 특허법의 전략적 활용 노하우
- 수출 중심 제약 산업 구조
- 정부의 적극적인 제약 산업 육성 정책
인도 제약 산업의 아이러니는 자국 제네릭 의약품 생산이 중국산 원료의약품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중국-인도 카르텔’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경제 협력이라기보다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 내 제약 산업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도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에 주목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제약 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제약 산업의 공급망 취약성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국가 안보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자국 내 원료의약품 생산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중국과 인도가 구축한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돈 있어도 약 못 산다”…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글로벌 머니 X파일]](https://kii.kr/wp-content/uploads/2025/09/돈-있어도-약-못-산다…중국과-인도가-장악한-글로벌-공급망글로벌-머니-X파일50.webp)
“90% 중국산” 항생제·해열제 원료, 세계가 중국 약국에 줄 서는 이유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압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약품의 핵심 원재료인 원료의약품(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글로벌 공급망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API 생산 시설의 13%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으며, 더 놀라운 사실은 일부 필수 의약품 원료의 경우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의약품 원료 시장을 장악한 비결
중국이 API 시장을 장악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저렴한 노동력과 대규모 생산 인프라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입니다. 특히 1990년대부터 중국 정부가 제약 산업을 전략적 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친 결과, 글로벌 API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API 수입의 60%가 중국산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습니다. 항생제, 해열제, 진통제와 같은 기초 의약품 원료는 물론,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제의 원료까지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코로나19가 드러낸 의약품 공급망의 치명적 약점
코로나19 팬데믹은 의약품 원료의 중국 의존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다음은 팬데믹 기간 동안 발생한 주요 문제점들입니다:
- 중국 내 생산시설 가동 중단으로 글로벌 의약품 공급에 차질 발생
- 필수 의약품 부족 사태로 인한 각국의 의료 시스템 위기
- 국가 간 의약품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한 공급망 붕괴
- 기초 의약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의약품 사막’ 현상 확산
- 인공호흡기, 마스크 등 의료용품까지 공급 부족 현상 심화
글로벌 제약 기업들은 이제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EU는 자국 내 API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으나, 단기간에 중국의 생산 규모와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인도 역시 API 생산국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인도의 API 제조 역시 상당 부분 중국산 원재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결국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의약품 안보는 국가 안보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의존하는 현재의 제약 공급망 구조는 앞으로도 글로벌 보건 위기의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남을 것입니다.
![“돈 있어도 약 못 산다”…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글로벌 머니 X파일]](https://kii.kr/wp-content/uploads/2025/09/돈-있어도-약-못-산다…중국과-인도가-장악한-글로벌-공급망글로벌-머니-X파일09.webp)
33조원 규모 의약품 수출국, ‘세계 약국’으로 불리는 인도의 전략
인도는 현대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세계의 약국’이라는 별명을 가진 거대 강자로 자리잡았습니다. 연간 250억 달러(약 33조 원) 규모의 의약품을 수출하는 인도는 단순한 생산국을 넘어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소비되는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의 40%가 인도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은 이 국가의 제약 산업이 지닌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저비용 고효율의 의약품 생산 체계
인도 제약 산업의 성공 비결은 강력한 비용 경쟁력에 있습니다. 서구권 제약회사들과 비교해 최대 90%까지 낮은 생산 비용으로 유사한 품질의 의약품을 제공합니다. 인도 정부는 제약 산업을 국가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를 통해 적극 지원해왔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수년간 축적된 생산 노하우와 결합해 인도 제약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습니다.
랜디 호드슨 미국 제네릭의약품협회 전 회장은 “인도는 단순히 저렴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국가가 아니라, 글로벌 의약품 접근성 향상에 필수적인 전략적 파트너”라고 평가했습니다.
글로벌 백신 공급의 중심지
인도는 제네릭 의약품 외에도 백신 생산 분야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백신 생산량의 60%를 책임지는 인도는 다음과 같은 글로벌 백신 공급망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유니세프 백신의 70% 공급을 담당하며 개발도상국 아동 건강에 직접 기여
-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세럼 인스티튜트(SII)를 통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
- WHO의 글로벌 백신 이니셔티브(GAVI)의 핵심 공급 파트너로서 활동
- 인도 자체 개발 백신인 코백신(Covaxin) 개발 및 글로벌 공급
인도의 백신 생산 능력은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다만 인도의 제약 산업도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원료의약품(API)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공급망 불안정성이 증가합니다. 또한 미국 FDA와 같은 글로벌 규제 기관의 품질 검사에서 지적사항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도는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바이오시밀러와 혁신 신약 개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위치는 단순한 경제적 의미를 넘어 전 세계 의약품 접근성과 공중보건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돈 있어도 약 못 산다”…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글로벌 머니 X파일]](https://kii.kr/wp-content/uploads/2025/09/돈-있어도-약-못-산다…중국과-인도가-장악한-글로벌-공급망글로벌-머니-X파일27.webp)
코로나19가 드러낸 ‘중국-인도-세계’ 다단계 공급망의 위험성
세계 의약품 공급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WHO에서 지정한 필수 의약품의 약 70%가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된 원료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팬데믹 상황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드러났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집중화된 공급망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다단계 의약품 공급망의 취약성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은 복잡한 다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면, 인도의 제약회사들이 이를 가공해 중간 제품이나 완제품으로 만들어 전 세계로 수출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다단계 구조는 어느 한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공급망이 마비될 위험이 40% 이상 존재합니다. 한 국가의 정치적 결정이나 재난 상황이 전 세계 의약품 공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초기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면서 원료의약품 공급이 중단되자, 인도는 자국민을 위해 29종의 필수 의약품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는 의약품 부족에 대한 우려가 18% 급증했고,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 항생제, 진통제, 마취제 등 기본적인 의약품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공급망 재편의 필요성과 과제
현재의 공급망 구조가 형성된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생산 비용 최소화를 위한 중국·인도 집중 생산 시스템
- 특정 국가의 환경 규제 완화로 인한 생산 기지 이전
- 글로벌 제약기업들의 단기적 이익 극대화 전략
- 각국 정부의 자국 내 의약품 생산 기반 약화
팬데믹 이후 글로벌 투자 환경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은 자국 내 필수 의약품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프라 구축과 기술력 확보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단기간에 중국과 인도에 집중된 공급망을 재편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경험한 “돈이 있어도 약을 살 수 없는” 상황은 의약품 안보가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라는 인식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에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새로운 투자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돈 있어도 약 못 산다”…중국과 인도가 장악한 글로벌 공급망[글로벌 머니 X파일]](https://kii.kr/wp-content/uploads/2025/09/돈-있어도-약-못-산다…중국과-인도가-장악한-글로벌-공급망글로벌-머니-X파일73.webp)
100억 달러 투입해도 5%만 증가한 미국 API 생산의 현실
제약 산업의 원료의약품(API) 공급망이 중국과 인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러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10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도입했음에도 자국 내 API 생산량은 고작 5% 미만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선진국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과 한계
미국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제약 산업의 국내 회귀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공급망 강화 계획’의 일환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2030년까지 역내 API 생산 비중을 현재보다 20%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경쟁력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API를 생산할 경우 중국이나 인도 제품보다 생산 비용이 20~30% 높게 발생합니다. 이는 인건비와 환경 규제, 에너지 비용 등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제약 기업들은 수익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여전히 저비용 생산국가를 선호합니다. 미국 FDA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API 시장에서 중국과 인도의 점유율은 약 40%에 이르며, 일부 필수 의약품 원료의 경우 의존도가 70%를 넘기도 합니다.
공급망 재편의 현실적 과제들
API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여러 도전 과제가 있습니다:
- 생산 시설 구축에 평균 3~5년의 시간과 수억 달러의 투자 필요
- 숙련된 기술 인력 확보의 어려움
- 엄격한 품질 관리 및 규제 준수 비용
- 환경 영향 평가 및 지역사회 수용성 문제
- 원자재 및 중간체 확보를 위한 2차 공급망 구축 필요
이러한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미국과 EU의 API 생산 자립화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재 추세로는 미국이 의약품 원료 자급률을 50%까지 높이려면 최소 1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공급망 다변화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지만, 경제적 현실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금시세와 투자 전략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는 투자자들에게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고 있습니다.
출처
Bloomberg: “China’s Dominance in Global Pharmaceutical Supply Chain”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Essential Medicines List and Global Supply Vulnerabilities”
India Brand Equity Foundation (IBEF): “Pharmaceuticals Industry in India”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Drug Shortages and API Sourcing Trends”
European Commission: “Pharmaceutical Strategy for Europe”